“지난해, 2019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 초 였어요. 우연한 기회에 어떤 분이 디지털 싱글 노래 작업을 하시자 제안을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잘 할 수 있는 노래 스타일을 보여주고자 피아노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데, 결국 10일만에 곡을 9곡이나 만들어 내는 일이 벌어지게 된 거에요.
사실 한번도 음악 작품을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저에게는 놀라운 일이었어요. 집에서 피아노로 쳐서 핸드폰으로 녹음한 그 노래들을 주변에 들려드리니까 오랜 이민자의 삶이 진하게 녹아나는 가사 덕분인지는 몰라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더라고요”
음악 산업은 여전히 번창하지만,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가 도래한 이후 예전처럼 제대로 된 음반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찾기는 쉽지 않는 현실을 보며, 주변의 격려와 어려운 결정 속에서 그녀가 앨범작업을 위해 택한 곳은 그녀가 살고 있는 뉴욕이나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음악도시 내쉬빌이었다.
그곳에 한 음악인을 통해 그녀가 예전에 좋아했던 미국 찬양가수 샌디 패티(Sandi Patty)의 앨범에 건반으로 참여한 데이빗 헌싱어(David Huntsinger)를 필두로 한 그래미 상 수상 앨범들을 연주해 온 화려한 경력의 음악 전문인들과 연결되어 함께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녀의 노래는 친근하면서도 단순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에 공감되는 가사로 이루어진다. 지금 유행하는 워십 스타일과는 약간 다른, 말하자면 예전 은혜 찬양 집회 때 복음 성가 가수들이 부르던 그런 고백적이면서도 은혜로운 분위기의 노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녀가 클래식과 교회음악으로 해석된 작품들도 그녀가 평소 좋아하는 첼로의 그윽한 소리와 함께 만나 볼 수 있으며 우리에게 친숙한 찬송가 또한 포함되었다.
“제가 항상 즐겨 듣고 고르는 찬양 중에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곡들이 많아요. 오랬동안 불러온 저만의 목소리에 그 은혜를 담아보고자 기도하며 고민하면서 녹음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또한 저는 몇가지 다른 스타일로 노래를 하는 것에 익숙해서 곡에 따라 다른 음악적인 표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뿐만 아니라, 이 앨범엔 블랙 가스펠과 재즈도 양념과 같이 가미되어 있으며 미국 테네시 주의 명성 있는 대학 합창단인 보이스 오브 리(Voice of Lee)도 함께 참여하여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
“12월에 곡을 짓고 12월 말에 편곡이 진행되기 시작하고 거의 한달 만에 중요한 부분이 완성되어 갔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합창 녹음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어요. 전혀 예상치 않은, 신기한 응답같은 일이었죠”
그래서 2월 말까지 필요한 모든 녹음 작업을 그녀는 내쉬빌과 뉴욕을 오가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고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것이다.
“좀 사실 이상했어요, 저는 사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데로 따라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이 되더라구요. 왜 그럴까? 하나님께서 이렇게 급박하게 진행하신 이유가 뭘까. 그러는데 갑자가 코로나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더라구요”
불과 녹음한지 2-3주 만에 모든 대학이 문을 닫고 성가대 연습에서 수십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이런 급변하는 상황 앞에서 어쩌면 정말 아슬아슬하게, 그리고 완벽히 모든 녹음 과정이 진행되게 된 것을 그녀는 감사하고 있다.
“멀리 있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하나님이 제게 주신 곡들은 결국 이때를 위해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와 격려의 작은 도구로 사용하시기 위해 이렇게 인도하셨구나 고백하게 되네요”
어떤 우리가 피하지 못하는 가시같은 문제도 사실 그것을 우리가 은혜로 고백한다면 우리는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고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것이든, 코로나와 같은 해결하기 힘든 큰 문제이든 우리는 그 문제 너머 더 큰 하나님의 계획을 바라보고 오늘도 그분과 함께하는 고백을 함으로서 그분과 동행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윤상은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첫번째 작품을 발표하게 되었지만, 하나님의 때는 완벽하시기 때문에 포기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 분의 인도하심에 때라 그녀에게 주신 응답을 누리며 그녀만의 언어로 그분을 찬양하고 은혜를 나누는 윤상은의 노래와 함께 소망과 기쁨의 시간을 가지길 소원한다.